PHASE 6 12장
모든 것이 완성되었다 (1)
페리클레스 서재
출간 3주일 후, 아침
책상 위에
인터뷰 요청 메일이 쌓여 있다.
TV 프로그램 다섯 개.
팟캐스트 열두 개.
주요 언론 세 곳.
페리클레스는 읽는다.
응하지 않는다.
매니저가 전화했다.
"지금이 치고 나갈 때예요.
타이밍이—"
"알아요."
"그러면 왜..."
"지금 많이 나오면
말이 많아져요.
말이 많아지면
틀릴 확률이 높아지고."
전화를 끊는다.
그는 서재 창밖을 본다.
봄이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그는 노트를 편다.
새 챕터 첫 줄이
어제부터 멈춰 있었다.
어젯밤
아스파시아에게서
문자가 왔다.
"책 잘 팔리고 있는 거 알아요?"
짧게 답했다.
"덕분이에요."
그녀의 답장은 없었다.
아스파시아와 지난번
카페에서 만났을 때 느꼈던
불길한 느낌이 다시 떠오른다.
말을 한다는 것에 대한
또 다른 종류의 두려움.
아스파시아 집 , 같은 아침
아스파시아가 노트북을 편다.
화면에는 두 개의 탭이 열려 있다.
하나는 페리클레스 채널 분석.
하나는 그녀가 만든 가계정
다섯 개의 관리 페이지.
아직 움직이지 않는다.
완성됐다고 느끼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노트를 편다.
현재 상태:
댓글 씨앗 심어짐.
좋아요 28,000.
반대 댓글 좋아요 3,200.
아직 위협 없음.
페리클레스 채널
구독자 증가 중.
책 베스트셀러 5위.
협업 계약 진행 중.
관계 온도 재접근 단계.
그와 협업 기간 중
그의 계정과 팬덤을 분석하고,
그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파악한다.
그의 약점을 보완한
솔루션을 만들고,
반대 세력을 키우고,
그의 대항마이자
반대 세력의 대변인으로
내가 등장한다.
물론 솔루션은
아스파시아 자신에게 적용한다.
며칠전 카페에서,
페리클레스의 눈빛이 떠오른다.
가슴이 찌르는 듯이
조여온다.
잠깐, 여기서 멈추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올라왔다.
아주 짧게,
그리고 강연장에서 빛나던
그의 아름다움이 떠오른다.
그 때 그 날처럼,
식욕이 다시 올라온다.
가슴을
다른 감각이 채운다.
황홀함.
저것을 먹은 나는
얼마나 더 커질 수 있을까.
그녀는 조금 전까지 느꼈던
그 망설임이 얼마나 하찮은지 깨닫는다.
대형 서점, 낮
페리클레스는
강연 대기실에 있다.
아직 답변하지 않은
강연 요청 목록을 본다.
세 개를 골라낸다.
그에게는 기준이 있었다.
돈이 아니다. 규모가 아니다.
이 자리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는가.
그는 매니저에게 말한다.
"큰 데 두 개 거절하고
이 세 개만요."
매니저가 숫자를 말한다.
금액 차이.
"알아요.
이 세 개만요."
그에게 이미 돈은 충분했고,
처음부터 돈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강연 준비 중
질문 리스트를 받는다.
그 중 하나가 눈에 띈다.
"최근 SNS에서
선생님 콘텐츠를 보면
선택이 흐려진다는 댓글이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페리클레스가 그 항목 옆에
빨간색으로 표시를 한다.
"이 질문은 빼주세요."
사회자가 묻는다.
"이유가...?"
"지금 제 답변이
좋을 것 같지 않아서요."
아스파시아 집, 저녁
아스파시아가
가계정 다섯 개를 점검한다.
댓글 댓수.
반응 패턴.
확산 속도.
"선택이 흐려진다"
좋아요 28,000.
성장 중.
그 맞은편.
"선명해진다"
좋아요 11,000.
이쪽도 성장 중.
두 흐름이 모두 살아있다.
그리고 둘다,
진짜였다.
그녀는 생각해 본다.
반대 의견의 성장 기간.
팬덤의 밀도.
내가 언제 올라타야 할지.
그리고 스프레드시트를 정리한다.
페리클레스 채널
구독자 추이.
이탈 구간 세 개.
댓글 감정 분류.
반응 패턴 코드.
그리고 가계정별
활동 로그.
댓글 시간대.
IP 변경 주기.
체계가 잡힌다.
그녀는 파일을 저장한다.
외장 드라이브에.
INTO THE 6TH HO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