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6 11장
씨앗 (2)
페리클레스 출판사, 오전
회의실 공기가 건조했다.
편집자가 자료를 넘겼다.
“지금 반응이 좋아요.”
“초반 독자 반응도 그렇고,
북토크 이후 확실히 탄력 붙었어요.”
페리클레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5챕터가 특히 선명해요.
다른 챕터들이랑 좀 달라요.
독자들이 여기서 많이 울 것 같아요."
그는 감사했다.
이상하게.
거절한 사람에게.
루프탑. 카페 정원.
함께한 밤, 그리고 레스토랑.
그 때 그녀의 말들이
전부 그 챕터 안에 녹아 있었다.
편집자의 말이
그의 회상을 비집고 들어왔다.
“그래서 방향을
조금 더 잡으면 좋을 것 같아요.”
위로 쪽으로 정리하면
더 크게 갈 수 있어요.”
짧은 정적.
페리클레스가 말했다.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이건 위로에 대한
책이 아니에요.”
그의 시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오해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예요.”
30분 동안 이야기가 오갔다.
조율은 있었지만,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아스파시아 집, 며칠 후
댓글창을 열었다.
씨앗을 심은 지 닷새.
새 댓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 분 말 들으면 이상하게
선택이 흐려지는 것 같아요.”
“나쁜 분은 아닌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좋아요 42개.
그리고 그 아래 답글들.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붙어 있었다.
퍼지고 있었다.
기회가 보였다.
아스파시아는
화면을 저장했다.
그리고 노트북을 닫았다.
지금은 더 건드리지 않는다.
씨앗은,
밟지 않는 것도 기술이다.
카페 정원, 낮.
첫 번째 미팅.
아스파시아가
먼저 와 있었다.
코트를 벗어 의자에 걸어두고,
노트를 펼쳐둔 채.
페리클레스가 들어왔다.
이전과 지금의 그녀는 달랐다.
레스토랑에서의
그녀는 날카로웠다.
방어하고 있었다.
그녀의 목에 감겨 있던
스카프가 기억난다.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그냥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자신의 물건들을 펼쳐 놓고.
아스파시아가
먼저 말했다.
“데이터 분석해봤어요.”
“완료율 67%.”
“이탈 구간 세 개.”
페리클레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탈한 사람들의
댓글 패턴이 있어요.
전부 같은 감정에서 왔어요.
처음에는 취향이나 난이도
문제인줄 알았는데,
주 감정이 '어렵다'는 아니에요.
나는 이걸 받아도 되는 사람인가."
“그러니까,
자기가 이걸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어서 나가요.”
페리클레스가
아스파시아의 눈을 바라봤다.
“그 구간.”
“제 채널에서도 같아요.”
아스파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어요.”
짧은 침묵과 공명.
같은 걸 다른 방향에서
보고 있던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은 좌표를 확인한 순간.
페리클레스가 물었다.
"당신이 원하는 게 뭐예요?
이 협업에서."
아스파시아가 그를 봤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했다.
“영향력이요.”
공기가 가볍게 가라앉았다.
“사람을 움직이는 거.”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다.
“내 프로젝트는 실패했어요.”
“그 자체가 틀리지 않았는데
유통이 되지 않았어요.
흐르지 못하면,
새싹은 시들어 버리니까."
“당신은 유통이 있고,”
아스파시아의 눈이
묘하게 반짝였다.
“나는 그 흐름을
분석하고 담을 수 있는
도구가 있어요.”
페리클레스는
그녀의 눈빛을 봤다.
처음으로,
이 사람이 위험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이상하게 불쾌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스파시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알고 있었다.
그 질문이 무엇을 묻는지.
페리클레스가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충분해요.”
그 순간,
둘 사이에 선이 하나 생겼다.
협력의 선.
그리고,
아직 이름 붙이지 않은 다른 것.
INTO THE 6TH HO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