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6 5장 

지켜주고 싶다는 말 (4)



같은 시각, 페리클레스의 집


페리클레스는

소파에 앉아 있다.




그는 핸드폰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아스파시아에게

문자를 보내고 싶었다.





 "지금 뭐 하고 있어요?"




 하지만 보내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지금

다른 사람과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실이

 그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을. 





 페리클레스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는 창 밖을 바라봤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다음 날 오후 3시, 카페



페리클레스는 이미 와 있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를 앞에 두고


어제와 똑같이

핸드폰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긴장이 역력했다. 




 문이 열리고

아스파시아가 들어왔다.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슬랙스. 

 단정한 머리. 




 페리클레스는 벌떡 일어났다.




 "왔어요!"




 "네."




 아스파시아는 자리에 앉았다.



 

 페리클레스는 다시 앉으며

 아메리카노를 그녀 쪽으로 밀었다. 




 "아메리카노 시켜뒀어요."





 "고마워요."




아스파시아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그를 바라봤다.





 "무슨 이야기 하려고 했어요?" 





 페리클레스는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 





 "아스파시아…

나는 요즘 생각이 많아요." 




 "무슨 생각요?"




 "우리에 대해서요." 





 아스파시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우리?" 




 "네. 나는…

당신이 중요해요." 




 페리클레스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당신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어요.


 당신의 조언, 당신의 통찰…

 모든 게 나한테 큰 도움이 됐어요." 




 "그렇게 생각해 주니, 고마워요."




 아스파시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요즘 걱정돼요."





 페리클레스는 말을 이었다. 





 "당신이 혼자

 너무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아서요."




 아스파시아는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혼자?

제가 누굴 만나는데요?"




"어제 그 교수님이요." 




 "김교수님?"





 "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요." 





 페리클레스는 핸드폰을 꺼냈다. 





 "당신 인스타그램 봤어요. 


 며칠 전에 다른 남자랑

사진 올렸더라고요." 




 아스파시아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프로젝트 관련 미팅이었어요." 




 "알아요. 하지만…" 




 페리클레스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나는 당신을

지켜주고 싶어요."




 "…지켜줘요?" 




 "네. 세상엔 당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특히 남자들은…" 





 페리클레스는 말을 이었다. 




 "당신은 너무 순수해요.

 사람들의 의도를

잘 못 읽는 것 같아요."



 아스파시아는

 실소가 터질 뻔했지만 참았다.


내가?





 "그래서 제안이 있어요." 





 페리클레스는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다. 

 아스파시아는 손을 빼며 물었다.




 "무슨 제안이요?"




 "우리…

함께 하면 안 될까요?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

나도 같이 만나고,

 프로젝트도 같이 하고."




 "왜요?" 




"왜냐면…" 






 페리클레스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나는 당신이 상처받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 



 아스파시아는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페리클레스." 





 "네."





 "저 어른이에요." 





 "알아요. 하지만..." 





 "그리고 저는

제가 뭘 하는지 알아요." 




 아스파시아는 차갑게 말했다.





 "저는 순수하지도 않고,

 사람들의 의도를 못 읽지도 않아요." 





 페리클레스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그럼 무슨 뜻이에요?"





 아스파시아는 물었다. 




 페리클레스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도 몰랐다.






 "나는 그냥…

 당신이 안전했으면 좋겠어요."





 "안전?"




 아스파시아는

눈을 가늘게 떴다. 






 "제가 위험한 일을 하는 것 같아요?"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뭐예요?"




 침묵. 




페리클레스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화를 나누며 선명해졌다. 

진짜 이유는 두려움이라는 것을.




 그녀가 자신을 떠날까 봐.

그녀가 다른 사람들과

더 가까워질까 봐.




 아스파시아는 일어섰다. 





 "페리클레스,

저는 당신의 직원이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




"그럼 뭐예요?" 




 아스파시아는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저를

통제하려고 하는 거예요." 





 페리클레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그냥—" 




 "그냥 뭐요?" 




 "…보호하고 싶은 거예요." 





 아스파시아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저는 보호받을 필요 없어요." 





 그녀는 가방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건

보호가 아니라 통제예요." 





 페리클레스는 일어섰다. 





 "아스파시아, 오해..." 




 "오해 아니에요."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그럼 왜 제가 누굴 만나는지 확인해요?

 왜 제 인스타를 체크해요?

 왜 제가 혼자 있는 걸 불안해해요?" 





 페리클레스는 말문이 막혔다. 




 아스파시아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 



 "갈게요." 



 "아스파시아!" 






 페리클레스가 그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돌아보지 않고 카페를 나갔다. 




INTO THE 6TH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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