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6 4장 

잘 자라야 해. (2)





카페 정원 2층. 


 두 사람이 앉는다. 

페리클레스는 여전히 긴장한 얼굴이다. 



그릇에 구멍이 있다.

진심을 담을 수 없다.


 ...나는 지금까지 뭘 한 거지? 



 아스파시아는

 페리클레스의 눈을 보고, 메뉴를 본다.




"뭐 드실래요?" 

 "아, 저는... 아메리카노요."



 "제가 다녀올게요."




 아스파시아가 주문하러 간다.

페리클레스는 혼자 남아

 창 밖을 멍하니 바라본다. 



 '이 만남의 의미는 뭘까?

 아스파시아는 왜 나를 만나주는 걸까?

내가... 배울 게 있어서? 



 먼저 나한테 연락한 건

 아스파시아였는데.

나한테 배울 거 있는거 아니었나... 아니면...' 




 아스파시아가 돌아온다.




 "5분 정도 걸린대요." 



 그녀가 앉으며 페리클레스를 본다. 


 '표정 봐. 혼란스러워하고 있어.

아까 말이 효과가 있었네.





 그녀는 페리클레스가 선사한 자기 효능감을

 화사한 미소로 되돌려줬다. 





 "아까 얘기 계속할게요."





 "네..."





 아스파시아가

테이블에 손을 올린다.




 "당신이 AI한테 받은 것들은

 논리적으로는 완벽해요. 

 근데 한 가지가 빠졌을 걸요."





 "뭐가요?" 





 "효과요." 





 페리클레스는 고개를 갸웃한다. 









아스파시아가 설명을 시작한다.



 "AI는 당신 말을 정리해줘요.

 문장을 매끄럽게 만들어주고

 논리 흐름도 잡아주죠.


 근데 AI의 영향이 현실로 넘어올 때,

못 넘는 선이 있어요." 






 테이블로 컵이 두 잔 도착한다.


 아스파시아는

 우아한 손으로 컵을 들어올리고

페리클레스를 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예를 들어볼게요."



"이 카페 홍차는

아로마와 맛의 레이어가

매우 특별합니다."


"아름다운 홍차를 경험하는 것은

인생의 의미를 더해 줄 수 있어요. 

저는 당신들도 이 의미를

경험하기를 바랍니다."




 그녀가 컵을 민다. 




 "홍차 마셔 보아요?" 




 페리클레스는 순간 멈춘다. 





 "아..." 





 아스파시아가 컵을 내려놓는다.



 "이게 당신과 AI가

사람들한테 주는 말이에요.

 아름답고 완벽한 문장. 




 침묵.

 페리클레스는 커피잔을 꽉 쥔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좋아해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의도가 느껴져!' 

 저 크리에이터 좋은 사람 같아! 


 근데 시간 지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와요.



 '...근데 나 아무것도 안 바뀌었네.'

 그럼 뭐가 남을까요?" 






 그녀가 손가락으로

찻잔의 입술을 톡 친다.




 "그 진심은 낡은 것이 될 걸요. 

대중은, 인간은 꽤 이기적이고 정확해요. 


 당신 며칠 고민한 진심도

 그들한테는 3초짜리 감정 소비예요.

 클릭 한 번이면 끝." 




 침묵.

 

 페리클레스의 손이 아주 살짝 떨렸다.

 아스파시아는 그 손을 보며 생각했다. 




 '뭐, 당신이 나보다 트래픽은 높긴 하지만, 

 오늘 먼저 문 연 건 당신이야.'






 



  "저는..."



 그의 목소리가 떨린다.




 "저는 정말...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팠고... 


 그래서 제가 겪은 것들, 

 제가 느낀 것들을 나누고 싶었던 건데..."





 아스파시아는 그를 본다. 





진심이네. 연기 아니야. 

이 사람은 정말로 사람들을 돕고 싶었어.


 그 미숙한 진심이

모두에게 독을 주입하는 걸

아직 모르는 거겠지.




난 그걸 이미 봤어.

그래서 내가 직접 뿌리진 않아. 


 뭐 그래도 대중들은

달콤한 그 독에 늘 반응하니까.


네가 해. 내 스피커. 

그 진심이 쓸모가 없다는 거

깨달을 때까지.


 그 이후엔 붙잡지 않을 거야. 





 "알아요."





 아스파시아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진다.




 "당신 진심, 의심 안 해요.

당신은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다만... 아주 조금 미숙한 사람이에요." 




 "...미숙하다고요?"




"네." 





 아스파시아가 차를 마신다.





 "당신은 감정은 있는데

기술이 없어요.


 진심은 있는데 

 그걸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몰라요. 

그래서 AI한테 도움 받는 거잖아요." 





 페리클레스는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요...

요즘엔 AI 없으면 정리가 안 돼요."




 아스파시아가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AI가 최근에 뭐 만들어줬어요?" 



 "...네?"




 "당신이 AI한테

 가장 최근에 받은 문장.

보여줄 수 있어요?"







INTO THE 6TH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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