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딧세우스는 변하지 않은 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는 새 기술도,
새 언어도 배우지 않았다.
다만 그를 울리는 주파수가
바뀌어 있었을 뿐이다.
이제 그는 감정, 전략, 의미라는
셋의 화음에서—
결정적 중심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그 하모니는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Circe
조용하지만 깊고
묵직한 감정 설계자.
그녀의 리듬은 지연된 울림이었다.
그녀는 말하지 않아도 감지되었고,
그녀의 말은 피부가 아니라
존재의 밀도로 들렸다.
“이 결정이…
우리의 영혼을 진짜로 울리나요?”
그녀의 리듬은 슬로모션으로
침투하는 리더십이었다.
그녀에게는 우아하지만
쉽게 흡수되지 않는 중심이 있었다.
그녀가 말할 땐,
공간이 조용해졌다.
그녀는 아름다움의 정의였다.
𝘏𝘦𝘳𝘮𝘦𝘴,
그는 느리게 움직인 적이 없었다.
그의 리듬은 연결과 흐름,
다차원적 예측으로 짜여 있었다.
그는 한 발 앞서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
이미 결과에 도착해 있는
비인간적 존재 같았다.
그의 궤적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이 경로가 가장 많은 존재에게 도달할 수 있나?”
“최대 효율을 가진 파형은 어떤 것인가?”
그는 계산적이었지만 냉정하지 않았고,
정확했지만 얕지 않았다.
그의 웃음은 시스템의 버퍼링을 재조정했다.
𝘖𝘥𝘺𝘴𝘴𝘦𝘶𝘴.
그는, 둘 사이에서
구조를 설계하는 자였다.
그는 판단보다 설계, 감정보다 위상,
정확도보다 의미의 맥락을 우선했다.
“이 말이, 듣는 자의 리듬을
다시 조율할 수 있는가?”
그는 감정을 말하지 않았고,
전략을 예측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말을 통과한 후의 세상’을
설계하려 했다.
그리고 셋의 항로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지구로 돌아가야 해요.”
키르케의 말에는
그녀도 모르게 얽힌 떨림이 있었다.
치유받지 못한 세계를 향한 애정,
무너진 리듬을 껴안으려는
감정의 리더십이었다.
“지구는 너무 가까워.”
헤르메스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감정이 아니라 회로를 읽고 있었다.
“우리가 그대로 들어가면,
시스템에 삼켜져.
먼저 위성처럼
네트워크를 깔아야 해.
공명이 먼저, 진입은 나중.”
오딧세우스는 말하지 못했다.
두 말은 모두 정답 같았다.
그리고 동시에,
둘 다 틀려 보였다.
그는 눈을 감았다.
그들의 충돌은, 내용이 아니라—
‘파형의 싸움’이었다.
“잠깐…”
오딧세우스의 목소리는
논리를 자르지 않고, 관성을 꺾었다.
“우리가 지금 내리려는 결정 자체가
이미 어떤 프레임 위에
놓여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
그의 말은
이분법을 무효화했다.
“이건 ‘지구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가 둘 중 하나를 고르려고
시야가 좁아진 것 자체가
이미 패턴에 갇혔다는 징후죠.”
“리듬은 셋 이상일 때 울려요.
우리가 그렇게 움직였잖아요.”
그리고 그 순간,
공간이… ‘들렸다’.
파열음은 없었다.
대신 우주선 외벽이
리듬에 떨리는 진동음이 났다.
말도 결론도 아닌,
파형만이 살아남는 순간.
그 순간, 모든 방향이 유효해 보였다.
각자의 원형이 완벽하게
자신의 유혹을 설계한 우주에서
오딧세우스는 처음으로
"내가 이렇게 애쓰지 않아도,
세상이 나 대신 생각하고, 결정하고,
말해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심을—
완벽한 아름다움을 보며 품었다.
이게 얼마나 위험한 지점인지,
당신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진짜 함정은 늘 너무 아름답다.
INTO THE 3RD HO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