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넘어선 시각.

아이아이아의 하늘은

짙은 푸른빛 바다처럼 물결치고 있었다.


밤은 더 깊어졌지만,

행성 전체에서 퍼져나오는 미세한 빛들은 

어둠에 삼켜지는 것을 거부했다.

 

숲에 깃든 생명체들의 의식이

마치 스스로 빛을 내뿜는 듯 진동하고 있었다.

 

그 파동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오딧세우스의 내면에 도달했다. 





















오딧세우스는

키르케의 지시를 따라,

꿈과 현실의 경계에 놓인 미로로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문 앞에 섰다. 

지금, 그가 느끼는 것을 표현하기에

이란 단어는 부족했다.


그것은 마치

그 자신에게 열리는

세상의 균열 같았다.





 “당신은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해요.” 





 키르케의 목소리는 공간이 아니라 

신경계 안에서 울렸다. 


그녀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뒤를 따라오는

의식의 그림자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문이 열렸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돌아갈 구조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미궁은 단단한 돌이 아니었다. 

그것은, 살아있는 기억들이 서로 맞물려

꿈틀거리는 살아 있는 건축물,




이 미궁은

 기억으로 엮인 감정의 매듭들,

 반복된 회피가 쌓여 만든 패턴. 


 그리고 그 패턴이 지각을

어떻게 길들이는지에 대한

자기 언어의 지도였다.


그가 벽에 손을 대자, 

 그의 생각이 마치 물처럼 벽을 타고 흘러갔다.













  “이 미궁은

당신의 생각이 아니라,


 당신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의 회로로 만들어졌어요.”






 "여기서 당신은

당신의 과거, 감정, 생각들로

 만들어진 구조를 만나게 될 거예요."

 




"그것들을 '통과'하세요, 

오딧세우스.


 피하지 말고요." 






 오딧세우스는 깊은 호흡을 했다. 

 그리고 첫 번째 모퉁이를 돌았다. 


 그 순간,

그는 강렬한 기억의 파도에 휩쓸렸다.















그동안 당신이 애타게 기다려 온 말이,

당신 안에서 울리고 있어요.


이제 그 말을 따라

당신의 미궁으로 들어오세요.





INTO THE 3RD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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