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6 1장 Part 4

진심 뒤에 남겨진 것들(2)








  페리클레스는 눈을 떴다.

첫 번째 생각.




 "에너지... 운용.." 




 그는 노트북을 연다. 

댓글창으로 간다. 

 그 댓글은 여전히 거기 있다. 



 "에너지는 이동보단, 운용이죠. :)"


 [하트 1개] 


 그가 누른 하트.




 근데 아스파시아는

그 하트에 답하지 않았다. 

추가 댓글도 없다. 




 그냥... 던지고 간 거다.

한 문장.

이모지 하나.




"답글을 써야 하나...?" 





 그는 답글을 쓰기 시작한다. 


 "운용이라는 말이 흥미롭네요.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작성. 삭제.




 "에너지를 운용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작성. 삭제.




 "운용...?"

 작성. 삭제.


 결국 아무것도 쓰지 않는다. 







 대신 그는

새 영상 기획서를 펼친다. 


 제목 메모: "에너지를 운용한다는 것" 

 


그리고 멈춘다. 






페리클레스 (혼잣말):



"...이게 뭐지?

 난 지금 뭐 하는 거지? 

누구 말 한 마디에

내 다음 영상을 바꾸려고?"






 하지만 그의 손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키보드 위에서. 타이핑.



 "에너지는 이동하는가, 운용되는가?"








[아스파시아의 모니터 - 같은 시각] 


 그녀는 자신의 계정 통계를 보고 있다. 

이걸 위해 일부러 방문 정보가 남는 계정을 택했다.





[페리클레스 최근 활동]


프로필 방문: 3회

하트 누름: 1회

답글 시도: 4회 (작성 후 삭제) 


 아스파시아는 미소짓는다. 

표정 없이.






 예상 반응 시간:

 그의 유명세와 스케줄 감안하여 6시간 


실제: 11분


예상 프로필 방문: 1회 

실제: 3회 

 예상 답글 시도: 2회 



실제: 4회 


 [평가: 예상보다 강한 반응]

[확률: 89% → 93%] 

[다음 단계 준비]





 그녀는 노트북을 닫는다. 



 3일 후에 다시 봐.

 네가 날 찾게 될 때.












  3일 후, 모니터 앞.


아스파시아는

페리클레스의 새 영상을 보고 있다.




 제목: "에너지는 이동하는가, 운용되는가"



 업로드: 2일 전 

조회수: 112,418 

댓글: 3,246 



 그녀는 무표정하게 영상을 시청한다.




 페리클레스의 목소리:

"최근에...

어떤 분이 댓글을 남겨주셨어요. 


'에너지는 이동보단, 운용이죠.'

 이 한 문장이 저를 며칠 내내 잠 못 들게 했습니다." 


 아스파시아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페리클레스 (영상): 


 "에너지가 이동한다고만 생각했을 때,

우리는 수동적입니다.

 에너지가 어디서 오는가,

어디로 가는가만 관찰할 뿐이죠.


 하지만... 운용.

 이 단어는 능동성을 내포합니다." 






아스파시아는

작게 맞장구쳤다.



 "정확히."




아스파시아는

영상 옆에 메모장을 띄운다. 







 [예상 시나리오]


1. 영상 업로드

2. 조회수 5만 예상 

3. 댓글 500개 예상 

4. 아스파시아 언급 확률: 80%

5. 2차 댓글 기회 확보


 [계획] → 영상 본다 → 댓글 단다 → 대화 시작 → DM 유도 






 그녀는 영상을 끝까지 본다.






 페리클레스 (영상 마지막):


"여러분도 에너지를 운용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에너지에 운용당하고 계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영상 종료. 


 아스파시아는 댓글창을 연다. 





 [상위 댓글]


"와... 이거 진짜 깊네요" 

♥ 2,847


 "에너지 운용...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 1,923 


 "이 영상 때문에 인생관이 바뀔 것 같아요"

♥ 1,645


"페리클레스님 최고의 영상입니다" 

♥ 1,432 




아스파시아는 눈을 깜빡인다. 



 아스파시아는

다시 조회수를 본다.


 127,438


 예상: 50,000

실제: 127,438


오차: +155% 




예상 초과. 

이유: ? 





 그녀는 댓글을 다시 읽는다.


"와... 이거 진짜 깊네요"



"에너지 운용...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페리클레스님 최고의 영상입니다" 





 ...페리클레스님? 



 그녀는 영상 제목을 다시 본다. 





 "에너지는 이동하는가, 운용되는가"


 아스파시아는

천천히 영상을 다시 재생한다. 





 페리클레스 (영상): 


"운용이라는 건,

단순히 에너지를 쓴다는 게 아닙니다.


 에너지가 흐를 방향을,

에너지가 만들어질 구조를, 

에너지가 작동할 방식을,

 우리가 결정한다는 겁니다."



 아스파시아는 멈춘다. 




 그녀가 말하려던 것: 맞다.

페리클레스가 말한 것: 더 확장됨.


 그녀가 던진것: 후킹용 단어

페리클레스가 만든 것: 담론



 아스파시아는 화면을 응시한다.





 "...뭐지?" 






 그녀는 메모장의 텍스트를 모두 지우고

빠르게 타이핑하며 상황을 정리한다.




[재평가]


 원 계획: 

1. 댓글 단다 ✓ 

2. 페리클레스 반응 ✓ 

3. 영상 만듦 ✓ 

4. 조회수 증가 ✓ 




 예상:

페리클레스가 내 댓글 언급 

 나에게 돌아옴

 대화 시작 



 실제:

페리클레스가 내 '단어' 사용

 자기 언어로 확장

대중에게 전달

 폭발적 반응

나는... 출처일 뿐? 







그녀는 다시 댓글창을 본다.






"운용이라는 개념 대박"


"에너지 운용 처음 들어봄"


"운용 vs 이동 너무 명확해요"


 "페리클레스님이 만든 개념인가요?" 







 ...페리클레스님이 만든?


 아스파시아의 손이 멈춘다.

 그녀는 다시 댓글창의 스크롤을 올린다. 






 [상위 댓글]

"페리클레스님 덕분에 운용 개념 알았어요" 

♥ 2,847 





 아스파시아는 화면을 본다. 


5초.

10초.

15초. 





 그녀는 노트북을 닫는다.

 천천히.


 그리고 의자에 기댄다. 





 그녀는 노트북을 닫았다.

 …가 다시 열었다. 


혹시라도, 자신이 놓친 건 없나 싶어서. 




 띵- 




 [새 댓글] 페리클레스가

회원님의 댓글에 답글을 남겼습니다. 


 아스파시아는 화면을 본다.




 [페리클레스의 답글]


"운용이라는 단어를 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새로운 관점을 얻었습니다. :)" 





 아스파시아는 그 답글을 본다.




 "덕분에"

"새로운 관점을"

"얻었습니다" 




...주신?

내가 준 거?




 침묵.


 그녀는 천장을 본다.

 아스파시아는 눈을 감는다.


 그녀는 눈을 뜨고

노트북으로 돌아온다. 






 영상 조회수: 127,438 → 129,203

 2분 만에 1,765명 증가. 




 가슴속이 울렁였다. 


 아스파시아는

가슴 속 긴장을 해소하려

피식 웃었다.





 하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동안

그녀의 눈빛이 변한다. 




"저건... 

내 자리야." 




INTO THE 6TH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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