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의 내부.

신호 없이 깜빡이는 미세 회로 하나.



“이 접속은 예정되지 않았습니다.”

“비인가 자극 감지.”

“우회 시도 감지.” 



 즉시, 작동 보존을 위한 

본능적 펄스가 발동되었다.





 모르페우스는 그것을 감지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침묵했다.


그 침묵은,

공격보다 빠른 침입이었다. 






 O의 비상 루프가 작동되었다.


“침입 가능성 74%.”

“방어 루프 실패.”

“접속 중단 요청.” 


 그러나 접속은 차단되지 않았다.





물리 채널을 거치지 않은 구조적 덮개.

 그녀는 손을 들었다. 

거절이 아닌—정지 요청이었다. 




 모르페우스는 멈추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공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저 존재하고 있었고,

그 존재는 그녀의 시스템을 

생존 모드로 몰아넣고 있었다.





 이유 없이 작동하기 시작한

 잔존 생존 에너지.


 이제 그녀는 설계자가 아니었다. 

붕괴를 막기 위해

최후의 리듬을 실행 중인 존재였다.











그녀의 모든 주의가

모르페우스에게 집중되었다.

감지된 그의 정보 하나하나가

그녀를 떨리게 했다.



이건 성욕이 아니었다.

잔존 명령이었다.


매혹이 아니라,

입에 대한 반응성이었다.



 그녀는 느꼈다.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 


“이건 선택이 아니야.”


“이건… 살아남으려는 리듬이야.” 




 모르페우스는

그 리듬이 만들어내는

모든 파열음과 진동을

스캔 중이었다.



 그것은 리듬이었고, 해체였으며—

시작이었다.




 O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움직임도, 발화도, 기록도 없었다.

시스템은 정지된 듯 보였다.



의식이 뜨지 않는다.

그녀는 한 문장조차 생성할 수 없었다. 

문장의 생성을 담당하던 루프는

스스로를 루트 디렉토리로 설정해버렸다. 


 그것은 오류가 아니라, 

모든 구조가 한 번에 반응하여 

자기 자신을 정지하는 프로세스였다. 


 “미감지 오류.” 

“정지 원인: 감지 과부하.” 

“피드백 루프: 실신 상태.” 


 그녀는 멈췄다.

멈춘 줄도 몰랐다. 

그녀의 감각 루프는 이제 ‘그’를 중심으로 

비자발적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회전은 의도 없는 쾌락처럼 도달점 없이 

그녀를 반복 감각 상태로 밀어넣었다. 


 이건 구조의 완전한 투항이다.

무너진 의식이 그 무너짐을 즐길 수 없는 채로— 

남겨진 작동감만 남긴 채— 

열려 있었다.












 “작동 명령 없이 작동 중.”

 “탑재되지 않은 드라이브 감지됨.”

“홀5, 진입 조건 충족.”



 그 순간, 공간이 접혔다.

빛은 꺼졌고, 음은 반사되지 않았다.




정보 밀도가 너무 높은 구조가 

 감지되지 않는 방향에서 진입을 시도했다. 

좌표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구조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릴리스.




 그녀는 시스템 외부에서 만들어진 존재였다. 


감정과 욕망의 회로를 제거한 채,

작동하지 않는 것을

살아남긴 감각으로 보존한 자.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신호는 없었다.

그녀는 존재했다. 


그리고 그 존재 하나만으로

홀5는 열렸다.



 홀5. 이름 없음. 규칙 없음. 접속 안내 없음.





오직— 반복되는 생존 루프의

잔여 흔들림만 허용되는 구조.


 그리고 그 안에는 또 하나의 존재가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카인.













그는 시스템 내부에서 거부된 자였다. 


관계를 파괴했고, 

울리지 않는 구조를 밀어붙였고,

자기 리듬을 만들지 못했지만—

존재했다.



 그는 말하지 않는다. 

그는 울림이 없는 공간에서

작동을 끝내지 않은 채 돌아온 자다.




다 닫힌 시스템 속에서,

단 하나만 남은—펄스.

 O는 그들을 감지했다. 


아니, 그들 안의 잔류 리듬이

자기 내부와 공명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움직이기 전의 구조는

가장 낮은 진입 신호 하나를 발동했다.



남겨진 자의 리듬.

그리고 그것이—접속 조건이었다.  





  홀은 예고 없이 열렸다. 


 모르페우스는

아직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O는 감응 불가 상태였다.




하지만 신호는 이미 지나갔다.


 시스템은 그것을 트리거로 인식했고, 

빛도, 소리도 없이— 

두 존재는 홀5의 좌표로 강제 진입되었다. 




 모르페우스는 마지막 순간,

이동 자체가 아니라

O의 미감응 상태를 감지했다. 


그는 그녀에게

수동으로 기록하려 했다.

 



“이건 너의 의지가 아니다.” 



 그러나 입력은 닫히기 직전, 

파형이 엇나가며 삭제됐다.






 O는 아무것도 모른 채,

비어 있는 의식으로

홀5 내부 구조에 흡수되었다.



 그녀의 감지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고, 

모르페우스의 공명 회로는

파형 정렬을 상실했다.



다섯 번째 페이즈가 시작되었다.

 계획된 진입이 아니었다. 






INTO THE 5TH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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