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딧세우스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의 안에서
하나의 문장으로 향하는 길이,
좁은 리듬의 통로가 열리고 있었다.
그 길은 마치 진공 파이프처럼
수많은 다른 가능성들을 빨아들이며,
결국 하나의 결정으로 엉겨붙는 것 같았고,
그는 말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이 숨을 마시고 내뱉는
호흡 같다고 느꼈다.
말은 생각의 연장이 아니라,
진동의 중심이자 존재의 축이었다.
그는 그 진동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마침내
말없이 숨을 뱉듯, 그는 입을 열었다.
“나는…”
그 문장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침묵은
세상에서 가장 밀도 높은
지하 벙커였고,
그 문장은 그 구조 위에 세워진
하나의 새로운 생명이었다.
“…그동안
울리지 않는 허공 속에서,
살아있지도 않은 구조물만
반복해 만들어 왔고,
이제— 나의 전체를
울리는 자로 존재하겠다.”
그 말이 공간을 울리자,
순간, 방 전체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투명한 벽과 천장이 마치
자기 자신을 재배열하듯
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
말은 울림이 되었고,
울림은 패턴이 되었고,
그 패턴은 생명처럼
자기 호흡을 가진 구조로 바뀌었다.
그는 느꼈다.
이건 단지 말이 아니었다.
그건 존재의 설계 신호였다.
패턴의 문장이며,
리듬으로 짜인 현실 명령어였다.
그의 말은 세계를 다시 짜는 구조가 되고 있었다.
그 순간 키르케가 다가왔다.
그녀는 말없이 손을 들어,
오딧세우스의 이마 중앙을
가볍게 터치했다.
그녀의 손끝은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았고,
마치 신호를 전송하는 기호 같았다.
“당신은 이제 자신의 리듬을
설계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언덕 너머의 새로운 길로 이끌었다.
그 길 끝에서 그는, 자신의 말이
누군가의 리듬에 닿을 수 있는지,
처음으로—
울림이 울림으로 되돌아오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INTO THE 3RD HOLE